사실은 치매 할머니랑 사는거 참 힘들다.
우리 할머니는 경증이라
감정조절 아까 한 말 기억 못하는것
간혹 길 잃어버리시는 것 정도인데
우찌 아까 한 말 기억 못하는건
본인한테 유리하게만 작용한단 말이냐아 ....ㅋㅋㅋㅋㅋㅋ
저거 치매 아니야
치매일리가 없어..
이런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이기적이 되는 것
내가 본인 때문에
아부지가 본인 때문에
동생이 본인 때문에
못움직이고 늘 고려해야 하고
자유롭지 못하다는걸 어느때 이해하시면서도
어느땐 애 본 공은 없다더니
할매 본 공도 없게 그렇게 말씀하셔서
여러 사람 마음 상하게 하시는건 취미요 특기.
치매 가족이 있으면 가족 사이 벌려놓는다더니
고모한테 자기가 한 말은 쏙 빼놓고
아부지나 내가 한말만 전해버리면
당연히 우린 나쁜 사람 되는데
그 와중에 너희는 한편 할머니는 혼자 라고 주장하시는
우리 고모는 때로 얄밉다.
가족에 편이 어딨어 다 한뭉탱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도 분명히
무언가 참고 인내하시는걸 알고 있다.
치매와 성격 사이.
우리 할머니는 원래 성격이 좀 이간질 하는 성격이셔서;;;;;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마음에 드는 교회 찾아서 다행.
그래도 할머니가 노치원(주간보호센터) 잘 다니셔서 다행.
난 그렇게 블루베리를 딴다.
(할매가 요즘 눈에 좋다고 딴사람 먹는거 아까워하며 블루베리 한바구니씩 드심..ㅋ)
벽창호
어제 벽창호같은 무한 도돌이표의 할머니와의 대화에서
내가 뭘 하는건가 싶어 편하신대로 하시라고 하고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은
나도 하나님 앞에 벽창호 였다는 것.
끊임없이 나를 위해 이야기하시고
끊임없이 사랑한다 말씀하셔도
나는 귀를 닫고 엉뚱한 것만 들으며
말꼬리 잡고 내 뜻이 옳다 주장하고 있었던게
어쩌면 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이 아닐까 싶어 눈물이 났다.
나부터 귀를 열기를.
끊임없이 소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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