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신 이모할머니께
난초라고 선물 받은 화분이 하나 있었다.
둥근 어항같은 화분에
빽빽히 심겨 몇년간 할머니집 베란다에서
때로는 할머니 방에서
때로는 내방에서 흰쭈에게 뜯기기도 하며
오랜시간 함께했던 녀석
겨울이면 사그라들었다가도
봄이면 다시 새순을 올려주는
기특하고 귀여운 녀석.
주문진으로 이사온 후 어느날
아무리 그래도 분갈이는 한번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어 뒤집었는데 아무래도 난초가 아닌 것 같아 인터넷 카페에 질문했더니
대답이 백두가지정도로 (과장) 나와서
결국 정체를 알 수 없었던 녀석.
쓸데없이 용감한 나는
노지에 흩어 심었고
그 이듬해 꽃을 보여주었는데
그 어느 것도 아닌 붓꽃이었어라..ㅋ
이걸 난이라고 키운 상황도 웃기고
그 열악한 환경에서 꽃 한번 못피우며 꿋꿋이 새 순을 내준 이 녀석도 정말 고집이 엄청나다고 해야할지 대견하다고 해야할지 경이롭기까지.
그렇게 올해는 좀 더 큰 덩치와 멋드러진 꽃을 보여주고 있는 이녀석.
오늘 정식 명칭을 꽃 동호회 꽃님 덕에 알게 되었는데. 이 미운오리새끼의 이름은 '독일붓꽃' '저먼 아이리스'였다.
정체를 알게 된 너에게 내년에는 다른 색깔의 친구를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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