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잘데 있는 망상

성급한 마음은 상처를 남긴다.




알면서도 행하는 끝없는 무지여..


늦여름에 선물 받은 커피가 겨우내, 집 안에서 파릇하게 기쁨을 주었고, 그런 커피에게 나는 선물을 주고 싶어서 봄 기운이 갸웃거릴 즈음 부터 성급히 바깥으로 내 놓았던게 화근.

화상을 입는걸 보면서도
갑자기 나가니 적응하느라 그런가보다며 내놓은 채 반쯤 잊고 있었더니 새 잎을 낼랑 말랑하니 몇주 째 나오지 않길래

무언가 잘못됨을 직감.. 했다기엔 이미 왕창 늦었지만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물샤워 시켜주고 실내에 들였을 뿐인데 끄트머리 화상 잎은 잎은 물론이요 온전한 새 잎도 크로스로 내 주는 저 녀석은 어지간히도 새 잎을 선물하고 싶었나보다.

작년 여름에 괜찮았던것은 오기 전에 베란다 유리로 볕과 친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는걸 이제야 깨닫는다.

좋은 마음이라도 성급하면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되새기는 오늘. 아니 어제.

그것은 다만, 이녀석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겠지. 사람이라고 다를 것이 무얼까.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아직도 성급한 욕심쟁이인가보다.

'쓰잘데 있는 망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10.13 주문진해변  (0) 2016.10.13
좋아하는걸 들키면 부끄럽다.  (0) 2016.05.04
a day with the Lord.  (0) 2016.03.09
돌아가는 길에서의 일기  (0) 2016.02.18
2016년 설.  (0) 201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