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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내 꽃밭

우습게도.


어찌나 흐드러지게 피었는지
정말 작년에 심었던 그 작은 핑퐁국화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예상을 늘 뛰어넘는
아름다운 색감들.


그렇게 나는 또,
가을을 선물 받았다.


그렇게 작고 연약했던 녀석들이
어떻게 이렇게 풍성하게 피어나는지


그 찬 겨울을 보내고
반은 이겨내지 못하고 영영 떠나갔건만
분명 살아남은 녀석들은 존재한다.


그런데,
작년에 가장 내 마음을 기쁘게 해주었단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우습게도
거기까지였던거다.

딱 거기까지.


그리고 그 사실은 오히려
청량한 가을바람을 선물한다.


시원하다.
미안하지만 시원하다.

가볍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볍다.


아마 작년이었으면 아픔으로 남았겠지
그만큼 날 잘 아시는 그 섬세한 손길에
마음이 먹먹해.

말로 표현 못하겠어요
말로 표현이 되지 않아요

그냥 단지 당신은 늘 옳고 당신은 뭐든지 다 아신다고 그렇게 오늘도 난 당신을 시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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