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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내 꽃밭

나는 내가 매발톱을 닮았기를 소망한다.







대단히 많은 사진을 찍곤 한다.


어떤 순간이라는건 예상치 못할 때 다가오곤 하니까.




이렇게.


지난 10년간 흰숙이와 함께 해오며 이런 표정을 본건(포착한건) 이번이 처음.




점점 닮아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널 닮는건지,

네가 날 닮은건지..





네가 평안하다면

뭐든 어떻겠니.










3주간 집을 비웠더니

여러 초록이가 안녕히 가셨다


미안해.


어제는 하루종일 어렵게 버틴 녀석들에게

물도 주고 비료도 주고 새집도 주었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어서

많은걸 들이곤 하지만


아끼던 녀석일지라도 일찍 떠나버리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볼품 없던 녀석에게 기대치 않던 큰 선물을 받기도 한다.


매일매일 방긋 방긋 웃으며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녀석과

살았니 죽었니 물어보아도 감감 무소식인 녀석도 있다.



하지만 사실 애를 태워봐야 내 손해

기다려야 할 때는 기다리는 수 밖에.







꽃 중에는 간혹 겨울을 겪어야 나오는 녀석들이 있다.

백합이라던가, 후리지아도 좀 그렇고


특히 매발톱은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엄청 보기가 어렵다.


씨앗을 심으면 그 해에는 무성한 잎만 보여주고

허무하게 말라버린다음에


봄에 그 자리에서 새싹이 나와

그리고 꽃이 핀다.





집에서 성공한건 단 한번밖에 없다.

것도 봉숙이가 3일만에 먹멌지만.


올해는 대기중인 녀석들이 좀 있어서 새싹을 기다리고 있다










무성한 잎을 보고

피어버렸다고

혹은 피지 못하고 죽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히 다음 해 부터는

꽃이 피고 또 필 그 녀석들을

나는 기대한다.






너는 죽지 않았다.

그저 이제는 정말로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나는 죽지 않았다.

더 귀한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그렇게 나는 믿고 있다.